너랑나도 그렇고 이렇게 스토리 있는 뮤비는 내 맘대로 내용을 상상하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ㅋㅋㅋ
사랑과 성공, 쇼비즈니스에 관한 이야기.
여기서 you는 남자주인공만을 의미하는게 아니라 두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분홍신과 빨간구두. 서로 다른 방향으로 이끌 두 가지 선택을 의미한다.
소년이 가져온 필름이 끝났는데도 갑자기 영사기가 돌아간다. 이 부분 때문에 처음에는 시간여행으로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까 이 부분은 그저 과거과 현재의 연관성을 보여줄 뿐인 것 같다.
화면 속의 소녀는 무대 위를 살피다가 구두를 발견하고
달려가 구두를 신고 결연한 표정으로 걷기 시작한다.
빨간구두를 신고 걸어가는 화면 속 소녀가 역시나 빨간구두를 신고 등장한 현재의 소녀와 연결되지만 둘은 동일인물이 아니다. 시공간이 다른 두 소녀가 빨간구두라는 공통점으로 연결되어있음을 보여준다. 빨간구두는 성공에 대한 열망.
빨간구두를 신고 방으로 들어온 소녀는 소년과 처음 만난다.
소녀는 가수 지망생으로 유희열이 이끄는 악단에 들어온다 (유희열이 '집시왕' 역할이라고 한것도 그렇고 난 이 무리가 악단이 아닌가 싶다ㅋㅋ 악단이 맞는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소녀와 악단에서 잡일을 하는 소년은 서로 사랑에 빠진다.
이 뮤비가 사랑과 성공에 관한 이야기라는 힌트를 주는 씬(이라고 생각한다ㅋㅋ).
두 사람 앞에 펼쳐져있는 책을 자세히 보면 제목이 보인다. 황수아 감동님이 워낙 디테일을 좋아한대서 찾아봤다ㅋㅋㅋ Elizabeth Houghton이 쓴 할리퀸 소설 Staff nurse in the Tyrol. 여자 주인공이 Tyrol의 병원에서 간호사로도 성공하고 의사와도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라고 한다. 일과 성공과 사랑. 이 뮤비의 주제 역시 일과 성공과 사랑이 아닐까.
가수지망생인 소녀를 꾸며주는 씬. 소녀는 신기한듯 두리번거리고 여기서 현재 소녀의 의상이 (시간 순서로는) 처음 바뀐다. 흰색 의상에서 검은 의상. 순수하던 소녀는 점차 쇼비즈니스의 세계에 발을 들이고 그 세계에 물들고 있다.
두리번거리는 소녀의 발에서 소년은 빨간구두를 벗겨내고 분홍신을 신겨준다. 여기서 빨간구두는 성공을 향한 열망, 분홍신은 사랑을 의미한다. 원작 동화에서 빨간구두가 허영과 욕심을 의미한것과 같이. 이는 또한 노래 제목이 분홍신인 이유와도 일치한다. 뮤비 속에서 소녀는 성공을 선택하지만, 노래 가사는 떠나간 사랑을 그리워하며 그를 되찾고 싶어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사랑에 빠진 소녀. 빨간구두는 잠시 버려진다.
여기서 유희열(=집시왕=악단 단장)은 빨간구두를 들고있다. 빨간구두가 성공을 의미한다는 암시.
두사람의 사랑이 깊어짐과 동시에 소녀의 가수 데뷔도 진행된다.
시간이 흐르고 가수가 된 소녀.
쇼비즈니스의 열기 혹은 광기. 쇼비즈니스 세계에서 사랑과 성공은 함께할 수 없는걸까.
여기서 과거와 현재의 연관성이 드러난다. 과거에도 소년이 존재함을 보여줌으로써 과거의 소녀가 현재의 소년을 만나기 위해 시간여행을 한게 아니라, 과거의 사건과 현재의 사건이 평행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의 연인들은 악단의 연주자와 가수.
장면이 바뀌고, 소년을 따라 나섰던 소녀를 빨간구두가 쫓아가고 곧이어 소녀는 맨발로 빨간구두에게서 달아난다. 선택의 시간이 다가온다.
또한 빨간구두는 과거과 현재를 잇는 매개체로서 과거 연인들이 어떤 결말을 맞았는지 보여준다.
소년은 떠나지만 소녀는 성공을 위해 소년을 따라가지 않는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소년과 소녀는 서로 마주보고 있지만
소녀를 똑바로 바라보고있는 소년과 달리 소녀의 시선은 소년을 보고있지 않다.
결국 소녀는 성공을 선택한다. 넓고 화려하지만 텅빈 무대, 그 중앙에 놓인 높은 사다리 위에 혼자 쓸쓸히 앉아있는 소녀. 빨간구두는 사다리를 하나하나 밟고 올라간다. 성공을 위해 달리던 소녀는 정상에 도달해도 쓸쓸하고 외롭다.
빨간구두를 신은 소녀는 미친듯이 춤춘다. 과거와 현재가 겹친다. 분홍신이 아닌 빨간구두를 선택한건 소녀의 의지였지만 모든게 의지대로 되지는 않는다. 뮤비 속 소녀는 빨간구두를 선택했지만 노래 가사는 사랑을 잃은 화자가 분홍신을 신고 잃어버린 사랑을 되찾기를 바란다.
현재의 소녀 역시 화면 속에 갇히면서 뮤비가 끝난다. 화면 속 소녀(과거의 소녀)와 현재의 소녀가 평행을 이루었듯이 또 다른 시공간과 평행을 이루는걸 의미할수도 있고, 사랑도 성공도 모든게 이야기거리 흥미거리가 되는 쇼비즈니스의 특성을 보여주는걸수도 있고. 사실 잘 모르겠다 ㅋㅋㅋㅋ 또 이 장면은 소년이 영사기를 들여다보며 내용이 시작되는 뮤비의 첫부분과도 대칭을 이룬다. 이런걸 수미상관이라고 하는건지는 잘 모르겠지만...